데니 빌뇌브 읽기 (5) –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Sicario, 2015)

그저 도니 빌뇌브의 연출작이어서 본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어설픈 B급 영화 같은 느낌이었다.

타이틀 시퀀스가 끝나자 뜬 자막으로 ‘시카리오’의 의미가 소개됐다.

사전에 암살자임을 알았다면 볼까 말까 했을 것이다.

그래도 빌뇌브는 뭔가 메시지를 던졌을 거라는 믿음은 있었다.

이 영화는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을 놓고 갈라진 엘파소와 후아레스를 배경으로 한다.

텍사스 주 남서부에 있는 엘패소는 영어 ‘Pass’를 뜻한다.

미국과 멕시코를 오가는 관문도시라는 의미를 지닌다.

옛 서부극의 주무대로 자주 등장하며 마약이 거래되고 국경을 넘나드는 밀수의 통로이기도 해 유독 갱들이 활개치는 위험한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곳이다.

배경의 상징성을 최대한 드러내기 위해 유독 항공 촬영으로 찍은 장면(익스트림 롱샷)이 많았다.

황량한 사막이 넓게 펼쳐진 풍경에서 무슨 일이든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이윽고 FBI가 등장해 몰래 어느 집을 향해 총구를 겨눈다.

서서히 좁혀져 가는 범죄의 온상.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끔찍한 영상 앞에 충격을 받았고, <태워진 사랑>에서 빌뇌브가 폭로한 세상을 다시 똑바로 바라봐야 할 것 같은 예감이 스쳤다.

그러나 그것뿐이었다.

FBI의 엄청난 정보력과 제압력에 의한 인간의 추악한 실태를 밝혀내겠다는 것은 막연한 기대에 따른 추론이었다.

무능하기 짝이 없는 FBI를 목격해야 했다.

범죄집단 카르텔을 추적하고 싹을 틔우려면 CIA에 속한 맷(조시 브롤린)과 정체도 분명치 않은 알레한드로(베니시오 델 토로)가 눈에 띌 뿐이었다.

맷과 알레한드로는 FBI의 케이트(에밀리 브랜트)를 귀찮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이쯤 되면 빌뇌브가 드러내고자 하는 진실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한없이 무기력한 FBI의 실체를 고발하는 데 가까웠다.

2015년 개봉한 이 작품은 테일러 셰리던의 각본이지만 이후 후속작도 나왔다고 한다.

바로 2018년 스테파노 솔리마가 연출한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다.

데니 빌뇌브의 전작처럼 동일 인물인 맷과 알레한드로가 등장한다.

후속작에서는 테일러 셰리던이 어떤 각본을 썼는지 궁금하지만, 사실 빌뇌브가 왜 이런 작품을 연출했는지가 오히려 궁금해진다.

도입부의 긴장감과 터널에 잠입하는 장면의 서사는 역시 데니 빌뇌브라고 치켜세우겠지만, 케이트가 겪는 엄청난 현실은 어쩌면 매트와 알레한드로의 접근법이 좋다는 이야기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아이들과 아내까지 죽이는 잔인한 정의 앞에서 쉽게 동의하기는 어려웠다.

R/T: 121(2021.11.28) 단지 도니 빌뇌브의 연출작이어서 본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어설픈 B급 영화 같은 느낌이었다.

타이틀 시퀀스가 끝나자 뜬 자막으로 ‘시카리오’의 의미가 소개됐다.

사전에 암살자임을 알았다면 볼까 말까 했을 것이다.

그래도 빌뇌브는 뭔가 메시지를 던졌을 거라는 믿음은 있었다.

이 영화는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을 놓고 갈라진 엘파소와 후아레스를 배경으로 한다.

텍사스 주 남서부에 있는 엘패소는 영어 ‘Pass’를 뜻한다.

미국과 멕시코를 오가는 관문도시라는 의미를 지닌다.

옛 서부극의 주무대로 자주 등장하며 마약이 거래되고 국경을 넘나드는 밀수의 통로이기도 해 유독 갱들이 활개치는 위험한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곳이다.

배경의 상징성을 최대한 드러내기 위해 유독 항공 촬영으로 찍은 장면(익스트림 롱샷)이 많았다.

황량한 사막이 넓게 펼쳐진 풍경에서 무슨 일이든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이윽고 FBI가 등장해 몰래 어느 집을 향해 총구를 겨눈다.

서서히 좁혀져 가는 범죄의 온상.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끔찍한 영상 앞에 충격을 받았고, <태워진 사랑>에서 빌뇌브가 폭로한 세상을 다시 똑바로 바라봐야 할 것 같은 예감이 스쳤다.

그러나 그것뿐이었다.

FBI의 엄청난 정보력과 제압력에 의한 인간의 추악한 실태를 밝혀내겠다는 것은 막연한 기대에 따른 추론이었다.

무능하기 짝이 없는 FBI를 목격해야 했다.

범죄집단 카르텔을 추적하고 싹을 틔우려면 CIA에 속한 맷(조시 브롤린)과 정체도 분명치 않은 알레한드로(베니시오 델 토로)가 눈에 띌 뿐이었다.

맷과 알레한드로는 FBI의 케이트(에밀리 브랜트)를 귀찮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이쯤 되면 빌뇌브가 드러내고자 하는 진실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한없이 무기력한 FBI의 실체를 고발하는 데 가까웠다.

2015년 개봉한 이 작품은 테일러 셰리던의 각본이지만 이후 후속작도 나왔다고 한다.

바로 2018년 스테파노 솔리마가 연출한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다.

데니 빌뇌브의 전작처럼 동일 인물인 맷과 알레한드로가 등장한다.

후속작에서는 테일러 셰리던이 어떤 각본을 썼는지 궁금하지만, 사실 빌뇌브가 왜 이런 작품을 연출했는지가 오히려 궁금해진다.

도입부의 긴장감과 터널에 잠입하는 장면의 서사는 역시 데니 빌뇌브라고 치켜세우겠지만, 케이트가 겪는 엄청난 현실은 어쩌면 매트와 알레한드로의 접근법이 좋다는 이야기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아이들과 아내까지 죽이는 잔인한 정의 앞에서 쉽게 동의하기는 어려웠다.

R/T: 121(2021.11.28)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에밀리 블런트, 조쉬 브롤린, 베니시오 델 토로 공개 2015.12.03。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에밀리 블런트, 조쉬 브롤린, 베니시오 델 토로 공개 2015.12.03。